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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찬 포토에세이] 시간의 숨결, 물속의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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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찬 2026. 5. 27.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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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찬 포토에세이] 시간의 숨결, 물속의 윤슬

투명한 물속, 깊지 않은 어딘가에 작은 우주가 펼쳐져 있습니다.

오랜 세월 강물에 씻기고 깎여 둥글게 다듬어진 조약돌들, 그들은 각기 다른 빛깔과 모양으로 흐르는 시간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습니다.

 

수면 위로 일렁이는 잔물결은 빛을 머금고 찬란한 윤슬이 되어 춤을 춥니다. 어느 순간엔 강렬한 붉은빛이 수면을 덮으며 차가운 물성 위에 따스한 생명의 온기를 불어넣고, 또 다른 공간에서는 싱그러운 초록빛이 스며들어 자연의 호흡을 그대로 반사해 냅니다.

 

오랜 세월 뷰파인더 너머로 수많은 찰나의 역사를 기록해 왔지만, 이토록 무심한 자연의 파편들이 빚어내는 경이로운 색채의 추상화 앞에서는 늘 숨을 죽이고 조용히 셔터를 누르게 됩니다.

조약돌 하나하나에 묵묵히 침전된 억겁의 인내와, 그 위를 스쳐 지나가는 찰나의 빛이 조우하여 비로소 완성되는 풍경이기 때문입니다.

물과 빛, 그리고 돌이 엮어내는 이 침묵의 교향곡은 오직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 머무는 이에게만 허락된 위로입니다. 흐르는 물결처럼 우리의 삶도 쉼 없이 흘러가지만, 수면 아래 고요히 자리한 저 조약돌처럼 변치 않는 내면의 단단함을 간직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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