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찬 포토에세이] 백발의 노병들, 강화의 역사 속을 거닐다
- 대한언론인회 회원 75명, 강화도·교동도 역사문화탐방 -
취재 현장을 호령하던 매서운 눈빛은 온데간데없고, 그 자리엔 푸근한 미소와 옛 정담이 가득했습니다. 지난 5월 22일, 대한언론인회(회장 이종세) 회원 75명은 박종서 사무총장의 안내로 강화도와 교동도로 역사문화탐방을 다녀왔습니다.
전국 방송·통신·신문의 전직 기자들이 주축이 된 이번 탐방은 평균 연령 80세를 훌쩍 넘긴 ‘노장’들의 건강미와 화기애애한 우애를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 시간이 멈춘 섬 교동도, 평화를 염원하는 ‘화개정원’
가장 먼저 발길이 닿은 곳은 북한 연백평야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2.6km) 보이는 접경지역, 교동도였습니다. 섬 전체가 시간이 멈춘 듯 평화로우면서도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이곳에서 회원들은 북녘 땅을 바라보며 감회에 젖었습니다.
교동도의 랜드마크로 떠오른 ‘화개정원’은 화개산 자락에 자리 잡은 특별한 공간입니다. 과거 연산군의 유배지라는 역사적 상처 위에 희망과 평화를 염원하고 치유하는 정원을 꾸몄습니다. 유배 당시의 모습을 재현한 공간과 함께 사방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자연풍경이 어우러져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회원들은 화개산 정원에서 장관을 감상했습니다. 북쪽으로는 북한의 연백평야와 예성강 하구가 눈앞에 펼쳐지고, 남쪽으로는 강화도의 들녘과 서해의 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습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옛 동료들과 추억을 나누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이었습니다.
## 천년의 숨결을 간직한 사찰, 강화 전등사
오후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로 전해지는 전등사를 찾았습니다. 강화군 길상면에 위치한 전등사는 서기 381년(고구려 소수림왕 11년) 진나라에서 건너온 아도 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집니다. 조선 광해군 때(1614년) 화재로 전 소실되었던 것을 지경 스님을 중심으로 재건하여 1621년에 복원된 유서 깊은 곳입니다.
입구에 들어서자 ‘부처님 오신 날’을 축하하는 알록달록한 연등이 회원들을 반겼습니다. 사찰 곳곳에는 약 400년 된 아름드리 느티나무 보호수들이 고즈넉한 풍경을 더했습니다. 전등사는 보물 제178호 대웅전(大雄殿), 보물 제179호 약사전(藥師殿), 보물 제393호 범종(梵鐘) 등 수많은 문화재를 간직한 역사의 산실입니다.
특히 대웅전의 네 기둥 위에 조각된 ‘원숭이 상’은 회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1544년(중종 39)에 정수 스님이 새겼다고 전해지는 이 조각은 불법을 수호하고 중생을 지키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 흥미를 더했습니다.
















## 역사와 자연 속에서 다진 우애
이번 강화도 역사문화탐방은 단순히 유적지를 둘러보는 것을 넘어, 평생을 언론 외길을 걸어온 회원들이 함께 호흡하며 우애를 다지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고려의 항쟁정신과 조선의 숨결, 그리고 분단의 현실이 교차하는 강화도에서 회원들은 역사를 되새기고 서로의 건강을 기원하며 새로운 추억을 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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