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김윤찬 포토에세이] 수족관 물고기도 성탄절을 맞이한다.

카테고리 없음

by 김윤찬 2025. 12. 20. 05:57

본문

[김윤찬 포토에세이] 수족관 물고기도 성탄절을 맞이한다.

차가운 도시의 중심,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 로비. 이곳에는 바다를 통째로 옮겨놓은 듯한 푸른 심연이 숨을 쉽니다. 평소에는 바쁜 직장인들의 시선이 머물다 가는 이곳에, 어느덧 은은한 성탄의 빛이 내려앉았습니다.

 

수족관 너머로 펼쳐진 풍경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습니다. 거대한 암초 사이로 반짝이는 조명들이 별처럼 박히고, 그 중심에는 황금빛 별을 머금은 크리스마스트리가 고요히 서 있습니다. 물결에 따라 일렁이는 불빛은 차가운 물속을 따스한 온기로 채우는 듯합니다.

동영상 서비스가 종료되어 해당 콘텐츠를 재생할 수 없습니다.

강남 포스코센터 수족관

은빛 비늘을 반짝이며 무리지어 유영하는 물고기들은 오늘따라 유난히 경쾌해 보입니다. 그들 사이로 매끈한 곡선을 그리며 지나가는 상어 한 마리. 날카로운 포식자의 이미지 대신, 성탄의 불빛 아래서는 마치 평화의 사절처럼 부드럽게 물을 가릅니다.

물고기들에게 이 빛은 무엇으로 보일까요? 어쩌면 그들도 인간들이 나누는 '연말의 설렘'을 물결의 진동으로 느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유리에 비친 사람들의 미소와 아이들의 탄성을 마주하며, 그들은 수조 너머의 세상과 아주 특별한 방식으로 교감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네온사인과 캐럴이 가득한 거리에서 한 발짝 안으로 들어오면 만날 수 있는 이 고요한 성탄. 수족관 물고기들이 전하는 인사는 화려한 말 대신, 유유히 움직이는 지느러미 끝에 매달린 평온함입니다.

올 한 해, 거친 파도를 헤치듯 달려온 우리에게 수족관의 물고기들이 말하는 듯합니다. "잠시 멈춰 서서, 이 푸른 평화를 함께 나누자"고.

 

댓글 영역